2005년 12월, 각각 30세와 31세의 두 명의 젊은이가 천 유로로 사는 암담한 현실을 담은 천 유로 세대라는 홈페이지(generazione1000.com)를 개설했다. 그 무렵 한국에서는 경제학자인 우석훈이 88만 원 세대라는 책을 썼다. 그로부터 18년이 지나 이제는 50세를 앞둔 이 시점에 그들은 과연 부자가 됐을까? 마치 영화 기생충의 마지막 장면에서 가난한 집안 아들이 다짐하는 말만큼이나 공허해 보인다. 1990년대 세계화 물결 이후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이 가속화된 현실 속에서 그때나 지금이나 전 세계 젊은이는 가난하다. 그들은 오늘 무엇을 하고 있을까?

 

전 세계의 청년 세대를 지칭하는 표현

등장 시기 추정 나라 명칭
2005년 12월 이탈리아 1000유로 세대(Generazione 1000 Euro)
2007년 8월 한국 88만원 세대
2008년 1월 프랑스

700유로 세대(Génération 700 Euros)

600유로 세대(Génération 600 Euros)

2010년 2월

일본 사토리 세대(さとり世代)
2011년 5월 한국 3포 세대
2011년 11월 대만 붕괴 세대(崩世代)
2012년 스페인 니 밀 에우리스타스(Ni Mil Euristas, 1000유로도 못 받는 사람)
2013년 서유럽 이케아 세대(Ikea Generation)
2015년 한국 N포 세대
2018년 한국 살코기 세대
2021년 1월 프랑스 희생당한 세대(Génération Sacrifiée)
2021년 4월 중국 탕핑족(躺平族)

 

청년은 한탄한다

 

지난 1월,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에 등록한 한 젊은이의 글이 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경기 침체와 함께 심각한 청년 실업에 시달리는 중국에서는 고학력자조차 번듯한 직장을 갖기 어렵다. 그는 좋은 스펙을 갖고 있지만, 재취업을 못 하는 자신의 신세를 현실이 시궁창임에도 체면을 차리느라 긴 옷자락의 장삼을 벗지 못하는 쿵이지(1919년에 루쉰이 쓴 단편 소설 주인공)에 빗댔다.

 

한편, 서유럽 젊은이들은 이미 10년 전에 세련됐지만, 저렴한 가구인 이케아에 빗대 능력이 있어도 좋은 직장이 구할 수 없다고 스스로를 이케아 세대라고 불렀다. 심지어 2005년 천 유로 세대라는 말은 시간이 지나 더욱 악화돼서 칠백 유로 세대라는 말로 바뀌었다. 2008년에 프랑스에서 석사 학위를 따고 8년 간 식료품점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는 여성의 삶을 담은 책이 인기를 끌던 그 무렵이다. 

 

이케아 세대의 연애와 삶을 다룬 영화

https://trenddb.com/life/1488365

 

청년은 자포자기한다

 

한국의 저출산은 근본적으로 젊은이의 절망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가장 먼저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포기한다. 나중에 등장한 살코기 세대란 기름기를 쫙 뺀 살코기처럼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모두 정리한 삶을 사는 세대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에서는 아예 인생을 달관하여 득도했다고 사토리 세대로 불린다. 그래서 그들은 중간만 하자는 생각으로 유학도 안 가고, 자동차도 안 사고, 여행도 안 하고, 현재에 만족하면서 이세계에 빠져 산다.

 

한술 더 떠서 2021년 4월 17일, 중국의 웨이보에서는 '탕핑이 곧 정의다.(躺平即是正义)'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을 거부하며 취업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욕망을 버리고 누워만 있겠다는 것이다. 물론 희망을 포기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앞이 안 보이는 미래를 잊고 현재의 자기만족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는 것 역시 불만족스러운 현실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Lying Flat is King, Zhang Busan(2021/06)

 

청년은 분노한다

 

과거 세대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시위로 표현했다. 그런데 요즘 세대는 거리의 광장에서 인터넷 커뮤니티로 옮겨와 분노를 쏟아낸다. 기성 정치인은 이런 젊은이를 달래기 위해 청년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고, 청년 친화적인 정책을 앞다퉈 꺼내 든다.

 

프랑스에서는 혁명의 나라답게 정부가 청년을 죽인다면서 시위에 나섰다. 2021년 1월 13일, 코로나 대유행 기간, 학교가 폐쇄되는 과정에서 낙제를 받은 명문대 의대생이 투신자살한 것을 계기로 거칠게 항의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연금 개혁 문제 때문에 다시 거리로 뛰쳐나갔다. 오늘날 젊은층의 분노는 선거판에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을 바꾼다.

 

언젠가부터 한국 젊은이는 자국을 헬조선으로, 대만 젊은이는 자국을 귀신섬이라고 부른다. 충분히 배웠지만, 아직 사회적 기반이 약한 젊은이는 대세를 이루는 분위기에 영향을 받기 쉽다. 그럼에도 문제는 3포 세대가 N포 세대로 발전하기까지 세월이 흘러도 상황이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쨌든 오늘날 젊은이의 현실 인식이 이러하다면 그들의 생활 방식과 소비 생활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그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들의 비위를 맞추고 달래는 것만이 능사일까? 진정 무엇이 우리 모두가 원하는 미래가 무엇일지 고민하고, 하나하나씩 바꿔나가야 할 시점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한국, 일본, 중국의 세대 구분 https://trenddb.com/report/1627129


2006년 6월 소설 천 유로 세대 -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 알레산드로 리마사 https://www.yes24.com/Product/Goods/2151141


2007년 8월 1일 88만원 세대 - 우석훈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3230904


2008년 1월 1일 어느 계산원의 고난 Tribulations of a Cashier - 안나 샘(Anna Sam)


2009년 12월 1일 욕망하지 않는 젊은이들(欲しがらない若者たち) - 야마오카 타쿠씨(山岡拓氏)


2011년 붕괴 세대(崩世代) - 林宗弘


2013년 11월 25일 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전영수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3074869

 

2025년 8월 11일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출근한 척하기', 실비아 창https://www.bbc.com/korean/articles/cz710gw2x0zo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
사진 및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왼쪽의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용량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취소
삭제하시겠습니까?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