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성
2023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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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변화는 점진적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오는 것 같다. 즉, 세상이 천천히 변화하는 게 아니라 계단을 올라가듯이 널뛴다. 마치 거울을 마주하다가도 어느 순간 언제 이렇게 나이를 먹었지 싶은 기분이 드는 것과 비슷하다. 우선 자연이 그렇다.

 

화산은 조금씩 용암을 뿜어내지 않고 오랜 세월 축적했다가 한꺼번에 폭발한다. 인간은 성인이 되면서부터 매일 늙어 가지만, 연구에 의하면 34세, 60세, 78세를 기점으로 확연히 늙는다고 한다. 우리의 실력도 매일 조금씩 좋아진다는 느낌보다는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서 답답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확 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외국어 공부를 하거나 운동, 다이어트를 할 때도 그렇게 느낀다.

 

기술도 이와 비슷하다. 신기술은 처음에는 환호하고 곧 열기가 사그라들었다가 충분히 검증된 이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발전한다. 대표적으로 요즘 가장 뜨거운 인공지능 기술 역시 반복해서 추운 겨울을 겪어야 했다.

1941년 The Foundation of a Major Injury, Herbert William Heinrich

 

작지만 많은 징조의 응축된 에너지가 큰 변화를 초래한다

 

과학자들은 화산이 폭발하는 시기를 알아맞히기 위해 지진계를 동원해 화산 활동의 근거가 되는 지표의 진동을 측정하고, 가스 분출 여부를 상시 관찰한다. 화산 활동의 징조의 크기와 빈도를 분석함으로써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다.

 

1931년에 트래블러스 보험사(Travelers Insurance Company) 직원이었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 A Scientific Approach)이라는 책을 통해 대형 사고가 나기 전에 다량의 작은 사고들이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을 발표했다. 보험사는 사고가 났을 때 책임져야 해서 사고 확률을 정확하게 계산하고, 사고 예방 활동을 펼치는 것이 곧 돈을 버는 일이다. 제시한 수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큰 사건에는 반드시 전조가 있다는 전제는 화산 폭발과 대형 사고 그리고 트렌드에서 모두 통한다. 결국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는 작은 징후들의 총합이다.

 

사고 삼각형(Accident Triangle)

발표 1931년 1966년
제안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

프랭크 버드(Frank E. Bird)

이름 하인리히 법칙  버드의 빙산
비율 1:29:300 1:10:30:600
단계

1건의 큰 재해(Majer Injury)
29건의 작은 재해 사고(Miner Injuries)
300건의 상해 없는 사고(No Injury Accicents)

 

1건의 큰 사고(Majer Accients)
10건의 중대 사고(Serious Accidents)
30건의 작은 사고(Minor Accidents)
600건의 아차 사고(Near Misses)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둔감한 뇌를 일깨우는 기폭제

 

트렌드 전문가는 이러한 소소한 징후들이 미래에 미칠 파장을 파악해 대중이 피부로 체감하기 전에 좀 더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나무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기 때문에 숲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한다. 그래서 어느 날 갑자기 벌어진 특이한 사건에 깜짝 놀라는 일이 발생한다. 그런데 사실은 그것은 이미 다가오는 미래였다. 단지 생존을 위해 너무 많은 정보량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장 영향을 받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어서 벌어진 일일 뿐이다. 그러다가 어떤 특별한 사건이 크게 다가오면 그제야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변화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역사 속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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