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상/미래상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월 10일 이슬람 인구가 많은 말레이시아에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반페미니스트인 닉 애덤스를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 그는 작년에 알파 킹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한국식으로는 상남자를 뜻하는 알파 메일에게 가르침을 주는 내용이다.

재미있는 점은 무리에서 강하고 성공한 남자를 뜻하는 알파 메일(Alpha Male)이 실은 알파 암탉에서부터 발전한 개념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을 뜻하는 알파걸도 있다. 1921년에 노르웨이 동물학자는 닭의 서열을 연구했고, 1947년 스위스 동물행동학자는 늑대의 서열을 연구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의 우두머리가 되는 알파 늑대가 탄생한다.

1921년 알파 암탉(Alpha Hen), Thorleif Schjelderup-Ebbe 노르웨이 동물학자 https://www.uc.edu/news/articles/2022/01/pecking-order--uc-biologist-explains-100-years-of-dominance-hierarchies.html
1948년 알파 늑대(Alpha Wolves), 루돌프 쉰켈(Rudolf Schenkel) 스위스 동물행동학자 논문
1970년 저서 The Wolf: Ecology and Behavior of an Endangered Species. 데이비드 메크(Dave Mech) 미국 생물학자 https://www.kpax.com/news/a-wilder-view/a-wilder-view-the-surprising-truth-about-alpha-wolves 알파 늑대 개념의 대중화

1999년 야생 늑대 사회에서 알파 늑대는 없다고 정정, 데이비드 메크(Dave Mech) https://www.iflscience.com/the-term-alpha-male-is-all-a-lie-66483

2006년 저서 새로운 여자의 탄생-알파걸(Alpha Girl), 댄 킨들러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 교수
2024년 2월 28일 저서 알파 킹(Alpha Kings), 닉 애덤스(Nick Adams) 미국 극우주의자 https://www.amazon.com/Alpha-Kings-Nick-Adams/dp/B0CS61TMKH

진실이 아닌데도 믿고 싶어서 이용하는 낭설

이러한 연구는 후에 진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는데, 실제로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절대적인 강자가 있다기보다는 각자의 위치에서 협력해서 무리를 이끈다는 것이다. 그런데 찰스 다윈의 진화론이 우생학으로 변질되어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했던 것처럼 당시 파시즘(Fascism)이 판을 치면서 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알파 남자라는 개념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졌다.

1970년에 책이 인기를 끌면서 사실처럼 퍼졌으며, 나중에 정정했지만,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가며 201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섹스 상대를 구하지 못해 비자발적으로 독신주의자가 된 인셀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인기 있는 개념으로 부상했다. 강한 남자에 대해 동경을 통해 자신의 열등감을 해소하는 것이다.

서구권의 알파 메일이나 한국의 상남자는 남자들이 흠모하는 남성상인데, 여성이 생각하는 상남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여성주의(페미니즘)가 강해지면서 역차별을 느끼고 의기소침해진 남성들이 남성성에 집착하며, 더욱 강인한 남성상에 끌린다.